53년만에 ‘이것’ 푼다는데...김포공항·수서 인근 드디어 빛보나

서울시 내 개발제한구역. 서울시서울시가 1971년 지정한 후 엄격하게 유지돼 온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의 공간 활용 방안을 새로 찾는다. 이미 도시화했거나 미래 교통수단 도입이 필요한 지역 위주로 그린벨트 해제를 검토하는 것이다. 현재 그린벨트로 묶여있는 강남구 수서 차량기지와 강서구 김포공항 주변 지역이 해제될지 주목된다.
6일 서울시는 ‘그린벨트의 효율적 관리·활용방안 마련 용역’을 이달 중 착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서울의 전체 그린벨트 면적은 약 149.1㎢다. 서울 면적의 약 24.6%에 해당하는 규모다. 환경을 지켜야 한다는 점에서 53년간 그 면적이 엄격하게 유지됐다.
다만 제도가 오래되며 여러 문제가 생겨났다. 그린벨트 주변에 대규모 주택단지가 들어서 있는 게 대표적이다. 심각한 수도권 주택공급 문제를 풀기 위해 그린벨트 인근에서도 많은 국책 사업이 추진됐고 그 결과 이미 훼손된 곳들도 여럿이다.
53년 전과는 상당히 다른 모습을 보이는 지역도 있다. 강남구 수서 차량기지 일대는 그린벨트 지역이다. 과거에는 탄천 주변의 녹지 공간이었지만 1990년대 수서역세권 공공주택지구가 들어서며 이곳에 차량기지가 놓였다.
수서 차량기지 일대 위치도. 서울시앞서 서울시는 지난해 수서 차량기지를 입체·복합 개발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차량기지 상부를 인공 데크로 덮고 그 위에 주거·상업·문화시설과 녹지공간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이 계획을 실현하기 위해 그린벨트 해제에 나설 가능성이 커 보인다.
실제 서울시는 그린벨트에 대한 행위 제한과 자연환경 보전이란 획일적 기준에서 벗어나 현실적이고 변화된 도시공간에 맞는 기준을 세우겠단 입장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그린벨트 관리 기준을 현실에 맞게 조정하겠다”며 “사실상 도시화 된 지역 등 해제가 필요한 지역에 대한 도시관리 방안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그린벨트 안에 전략적 개발사업 대상지도 함께 검토한다.
서울시는 “미래 교통수단에 대응하는 새로운 인프라 계획의 필요성도 높아지고 있다”고 했다. 이는 강서구 김포공항 일대에 지정된 그린벨트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서울시는 지난달 김포공항 일대를 혁신교통지구로 지정하겠다고 밝혔다. 이곳을 도심항공교통(UAM)·도시철도·간선급행버스(S-BRT)가 어우러지는 미래형 교통 허브로 만든다는 구상이다.
국토부교통가 이미 지난해 5월 김포공항~여의도 구간을 ‘K-UAM 그랜드챌린지 2단계 실증 노선’으로 선정한 바 있다. 서울시는 이에 발맞춰 김포공항 혁신지구에 UAM 복합환승센터를 만들 계획이다. 대규모 센터를 만들기 위해선 그린벨트 구역 조정이 필요한 실정이다.
양병현 서울시 도시계획과장은 “이번 기회로 개발제한구역에 대한 새로운 관점과 기준이 마련될 것”이라며 “시대적·지역적 변화 속에서 지역주민들이 공감하고 도시의 성장변화에 맞는 공간변화를 제시하겠다. 주민 불편 해소와 도시공간 대개조 발판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