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유통 혁명 속 탄생한 스타트업, VC의 '투자 러브콜' 이어져..명품, 여성패션 부문 인기
패션관련 쇼핑 플랫폼 트렌비, 지그재그, 머스트잇, 신상마켓, 무신사, 브랜디, 스타일쉐어, W컨셉 로고
코로나19(COVID-19) 확산으로 패션 쇼핑의 생태계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 중심으로 재편되며 패션 서비스 플랫폼 스타트업에 수 백 억원대 투자가 몰리고 있다. IT와 인공지능·증강현실 등 신기술로 무장한 패션 스타트업들은 코로나19발 언택트(비대면) 바람을 타고 자금을 끌어모으며 성장 잠재력을 뽐내고 있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명품 쇼핑몰 머스트잇은 지난 21일 150억원 규모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다. 시리즈A 투자는 창업 2~3년차의 스타트업에 단행되는 투자로 보통 100억원 미만인 경우가 많다. 하지만 머스트잇은 150억원이라는 상대적으로 큰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유치하며 명품 온라인 플랫폼에 대한 높은 기대감을 증명했다.
머스트잇은 이번 투자로 기업가치 약 1000억원을 인정받았다. 지난해 1500억원의 거래액을 기록한 머스트잇은 올해 상반기에만 1000억원 거래액을 돌파한 상태다.
앞서 15일에는 명품 최저가 검색 플랫폼 트렌비도 110억원의 시리즈B 투자를 받았다. 지난해 70억원 유치에 이어 8개월 만에 110억원을 추가 유치했으며 총 투자금이 180억원이 됐다.
코로나19 확산으로 패션업 전반이 침체된 상황에서도 불황 무풍지대로 고성장하는 '명품' 카테고리에서 7월에만 두 곳이 벤처 투자자들의 투자를 받은 것이다.
또 3월에는 여성 쇼핑몰과 패션 브랜드를 모아놓은 패션 스타트업 앱 '브랜디'가 210억원의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며 업계의 화제를 모았다. 브랜디는 앱 다운로드수 660명, 일 방문자수 39만의 종합 쇼핑앱으로 누적 투자금이 350억원을 기록했다.
동대문 패션 도매업자와 전국의 의류 소매업자를 연결하는 패션 B2B(기업간 거래) 플랫폼 신상마켓도 지난해 160억원 투자를 유치하고 올해 3월 네이버로부터 별도의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그밖에 고객과의 소통, 이미지와 영상을 아우르는 '쇼퍼블 콘텐츠 기업'으로 승부를 던진 스타일쉐어도 올해 25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SNS(사회관계망서비스) 사업으로 시작한 스타일쉐어는 자체 라이브 커머스 '스쉐라이브'로 100여곳의 파트너 브랜드와 협업해 온라인 판도 개척을 진행 중이다.
이들 스타트업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오프라인 패션 쇼핑 생태계가 위축되는 상황에서 온라인을 기반으로 새로운 기회와 유통 영역을 개척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패션에 IT, 인공지능과 콘텐츠를 접목해 1020세대의 관심을 끌며 혁신을 선도하고 있다. 최근에는 AR(증강현실)을 접목해 주얼리 착용 솔루션 서비스를 선보인 로로젬이 투자유치를 진행하는 등 패션과 IT를 결합시킨 신종 스타트업의 탄생이 줄 잇고 있다.
패션 스타트업에 투자금이 몰리는 배경에는 국내 온라인 패션 플랫폼 최강자로 부상한 무신사의 성공이 영향을 미쳤다. 무신사는 지난해 미국 세콰이아캐피탈로부터 2000억원을 투자받으며 기업가치 1조 '유니콘'에 등극했다. 때문에 벤처캐피탈들은 제2의 무신사가 될 '떡잎' 패션 스타트업에 초기 투자를 아끼지 않는 분위기다.
한편 스타트업 얼라이언스에 따르면 국내 스타트업 가운데 패션뷰티 부문에서 10억원 이상 투자를 받은 스타트업은 47개사, 100억원 이상은 15개로 집계된다.
오정은 기자 agentlittle@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