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덤]②김은희 작가·김성훈 감독이 밝힌 비하인드6

‘킹덤’ 예고편 캡처
[이데일리 스타in 김윤지 기자]넷플릭스 첫 한국 오리지널 드라마 ‘킹덤’은 좀비를 소재로 삼았다. 놀라운 속도를 자랑하면서도 질서정연하게 다리를 건너는 모양새가 한국인의 성향을 닮았다며 애청자들은 ‘K-좀비’라 부르기도 한다. 더욱 놀라운 것은 되도록이면 더미(인체모형) 보다 배우들이 활용해 촬영했다는 점이다. 김은희 작가·김성훈 감독이 ‘킹덤’에 대한 궁금증을 직접 답했다.
―‘킹덤’ 속 좀비는 왜 이렇게 빠를까.
△김은희 작가(이하 김 작가)=역병에 걸린 이들을 통해 배고픔에 대한 표현을 하고 싶었다. 여덟 식구라고 가정해보자. 조기 하나를 두고 싸운다면 빨라야 먹을 수 있다. 그런 슬픔이 느껴지길 바랐다. 죄를 지어 역병에 걸린 게 아니라 배고픔에 지친 이웃으로 다가갔으면 했다. 민속촌에서 직접 뛰어보기도 했다.
△김성훈 감독(이하 김 감독)=‘부산행’(2016)에 좀비로 출연한 배우 10여 명이 ‘킹덤’으로 왔다. ‘킹덤’ 속 좀비는 효율성이 중요하다. 목 꺾을 시간에 최대한 능력치를 발휘해 하나라도 더 먹어야 하는 거다. 4회에 나오는 좀비들은 ‘우사인 좀비’라 불렀다. 생전 잘 달렸던 사람들인 거다.
‘킹덤’ 스틸컷(사진=넷플릭스 제공)
―‘의녀탑’ 신은 어떻게 촬영했나.
△김 감독=‘킹덤’의 핵심적인 화면이다. 모두 직접 촬영했다. 의녀 역의 김예은 배우에게 와이어를 장착하고, 타이밍에 맞춰 20여명 정도 좀비 연기자가 넘어졌다. 부상 방지를 위해 힘을 분배했고, 신체 접촉으로 불쾌함을 줄 수 있어 온몸에 갑옷을 둘렀다. 좀비가 가만히 있는 신 일부에는 사람과 더미가 섞여 있지만, 툇마루 아래서 끄집어 낼 때는 사람이었다. 더미로 하면 무게감이 흐트러져 서로 묶어 고정 시켰다. 마지막신이 결정체다. 와이어 캠으로 촬영했다. 약 200여 명이 나왔다. ‘킹덤’의 본질이구나 싶었다. 서프라이즈가 아니라 서스펜스가 중요했기 때문에 뿌듯함이 들었다. 너무 고된 촬영이라 시즌1 좀비 가족이 시즌2에 돌아오지 않을 줄 알았다. (웃음) 고맙게도 절반 이상 돌아왔다.
―오프닝 장면에 수많은 은유가 들어 있다. 김 감독의 아이디어로 알고 있다.
△김 감독=욕심이 생겼다. 오프닝이지만 서사로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 싶었다. 기존 촬영 분을 재편집하지 않고 ‘왕을 깨운다’는 전개를 보여줄 수 있도록 촬영했다. 1회와 2회 이후 오프닝 음악이 다르다. 1회에 들어간 음악은 서사를 반영한다면, 2회부턴 기존 오프닝의 기능을 한다.
―3회 옥사 칼 장면은 극악한 공포 속에서 어처구니없는 웃음이 나온다.
△김 감독=친분이 있는 배우들에게 ‘잠깐 와 달라’고 하고 3일을 찍었다. 움직임이 혼연일치가 되지 않으면 목 부상이 있는 위험한 장면이다. 안전장치를 다 했지만 힘든 작업이었다. 또 탈 쓴 좀비신이 인상에 남는다. 가끔 탈을 보면서 무섭다는 생각을 했는데, 이를 반영했다.
‘킹덤’ 스틸컷(사진=넷플릭스 제공)
―이창 역 주지훈은 아이레벨 쇼트(eye level shot)가 드물다.
△김 감독=그의 성장을 그리고 싶었다. 이창이 유약할 땐 위에서 아래로, 성장하는 과정에선 아래에서 위로 촬영했다. 서사에 맞물리면서 자연스럽게 보여주고 싶었다. 물리적으로 키가 커서 아이레벨 쇼트를 맞추기 쉽지 않다.
―‘킹덤’은 한양과 동래, 상주를 무대로 한다. 동래는 지금 경남에 해당하는 지역이지만, 등장인물들은 모두 표준어를 사용한다.
△김 작가=동래를 택한 이유는 땅 끝이란 느낌을 주고 싶었다. 세자가 한양까지 가는 여정이 힘들 수밖에 없다. 그걸 거리로도 표현하고 싶었다. 사투리도 고민을 했다. 서비(배두나 분)도 그렇고, 전란 때문에 떠도는 이들이니까 사투리에 집착하지 말자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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