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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잘 나가는 브랜드가 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여기 주얼리 디자이너 박혜라가 만든 브랜드 'H.R.'은 그런 편견을 과감하게 뛰어넘었다. 2004년 브랜드 설립과 동시에 멀티숍 쿤과 갤러리아 백화점에 입점하며 당시의 패션피플들 사이에서 가장 핫한 브랜드가 되었다. 찾는 이가 많은 것은 당연했고, 뜬 눈으로 밤을 지새우며 제품을 만들어야 했다. 오늘 만든 주얼리가 다음날이면 카피 제품으로 다양한 숍에서 판매되고 있을 정도였다고 하니 그녀의 디자인에 수많은 사람들이 빠져 있었던 셈이다. 좋아하는 일을 하다 보니 여기까지 왔다며 겸손하게 말했지만 15년 동안 사랑받는 브랜드를 운영한 남다른 노하우와 비결이 있을 터. 그녀에게 브랜드로서의 'H.R.'에 대해 물었다.
H.R. designpress
주얼리 디자이너 박혜라 designpress
성수동 새촌에 위치한 H.R. 쇼룸 design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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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얼리 디자이너 박혜라의 왼쪽 새끼손가락에 낀 호박 반지 designpress
어렴풋하더라도 디자인하고 싶은 이미지가 떠오르면 어느 정도의 크기로 제작할지 형태를 먼저 생각한다. 그렇게 하면 보석의 크기가 정해진다. 그 후 구체적인 모양을 잡고, 보석을 어느 위치에 어떻게 넣을지 생각한다. 그렇게 크기별로 다양한 형태를 만들다 보면 자연스레 다양한 디자인의 주얼리가 탄생한다. 이리저리 잔머리를 많이 굴린다(웃음).
요즘 오래되고 귀한 보석에 꽂혀있다. 그래서 클래식한 디자인의 주얼리를 재해석한 제품을 만들고 있다. 할머니 반지도 클래식의 재해석 차원에서 탄생한 것이다. 요즘은 영국 다이애나 왕세자비가 착용한 사파이어 반지를 커스텀 주얼리로 만드는 작업 중인데, 모양은 같지만 몇 천만 원 이상하는 사파이어를 준보석으로 바꾸어 대중들도 쉽게 착용할 수 있도록 하려고 한다.
세 번째 손가락에 낀 것이 다이애나 왕세자비의 사파이어 반지를 재해석한 H.R.의 디자인 주얼리다. 박혜라
질린다기 보다 비슷한 디자인을 지속적으로 반복하면 안 된다는 생각을 한다. 처음부터 다른 사람들도 쉽게 할 수 있는 디자인에는 흥미가 없었기 때문에 'H.R.'만의 유니크한 디자인이 탄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디자인의 제품을 계속 생산하다 보면 비슷한 디자인이 나올 수밖에 없는데, 그럴 때는 스스로 경계를 한다. 조금이라도 비슷한 제품이 많이 등장했다 싶을 때는 새로운 시도를 한다. 하고 싶었는데 하지 못했던 디자인이나 명화에서 영감을 얻은 디자인 등 다양한 방법으로 새로운 제품을 만든다.
취재 : 디자인프레스 양한나 기자(designpress201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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